ㅅ여기, 1932년에 설립된 영국 스피커 제작사가 있다.
1932년이면 지금으로부터 87년 전이다. 앞서 탄노이가 1926년, 이후 쿼드가 1936년에 설립됐다.
어쨌든 이 회사의 첫 스피커는 영국 북부 요크셔(Yorkshire)의 일클리(Ilkley)라는 소도시의 한 가정집에서 만들어졌다.
제작자는 당시 42세였던 아마추어 엔지니어 길버트 브릭스(Gilbert Briggs)였고,
회사 이름은 인근에 흐르던 강 이름 와피(Wharfe)에서 따왔다. 맞다. 와피데일(Wharfedale) 이야기다.
최근 풀레인지 시청실에서 와피데일의 새 라인업인 D300 시리즈, 그 중에서도 유일한 플로어스탠딩 모델 D330을 시청했다.
다른 때라면 외관 체크하고 곧바로 앰프에 물려 시청에 들어갔겠지만 이번 D330은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제 강점기 시절에 설립된 관록의 오디오 제작사가 지금도 신제품을 내놓으며 현역으로 활동한다는 사실부터가 놀랍고 부러웠다.
게다가 탄탄한 만듦새와 유닛 구성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북쉘프가 아닌 당당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인데도 가격이 채 100만원이 안되는 점이 믿기지 않았다.
와피데일 히스토리
와피데일 역사부터 살펴봤다. 개인적으로 처음 작성해보는 와피데일 스피커 리뷰인 만큼 제작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에 대한 이해나 언급 없이 그냥 ‘본론’부터 시작하다가는 D330 사운드의 전체 맥락을 잡기도 힘들 것 같았다.
통상 얼버무리고 마는 ‘가성비 스피커’ 혹은 ‘와피데일의 화려한 변신’ 쯤으로 쓰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도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원하는 애호가들이라면 뒤에 나오는 ‘D330 본격 탐구’부터 읽으시면 된다.
와피데일은 처음부터 스피커 제작사로서 굉장한 행보를 거듭했다. 길버트 브릭스는 와피데일
설립 이듬해인 1933년 일클리 인근의 보다 큰 도시인
브래드포드(Bradford)에 공장(Wharfedale Wireless Works)을 지었고
그 해 브래드포드 라디오 협회 오디오 경진대회에 참가, 1등상과 2등상을 거머쥐었다.
이 같은 인기와 기술력에 힘입어 와피데일은 제2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매해 9000조의 스피커를 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쟁 기간 중에는 연간 4만개의 트랜스포머를 군수업체에 납품하기도 했다.
와피데일이 스피커 개발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사건은 1945년에 벌어졌다.
1930년대에 처음 개발됐지만 워낙 큰 덩치 때문에 당시만 해도 극장에서만 사용되던 2웨이
스피커를 처음으로 가정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바로 오픈 배플 타입의 오리지널 SFB였다.
배플에 모래를 집어넣도록 해 SFB(Sand Filled Baffle)라고 명명된 이 스피커는 10인치 드라이버가 트위터 역할을,
12인치 드라이버가 미드우퍼 역할을 했다.
비록 성인 남성 2명이 들어 옮겨야 할 정도로 크고 무거운 외장 크로스오버가 있었지만 집에서 쓸 수 있는 2웨이 스피커인 것은 분명했다.
이에 비해 같은 해 미국에서 나온 알텍의 2웨이 A5는 잘 아시는 대로 극장용 스피커였다. SFB는 1956년 3웨이 SFB/3로 진화했다.
1950년대에는 쿼드(Quad)와 함께 영국 런던의 로얄 페스티벌 홀과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을 비롯해 포르투갈,
홍콩 등에서 일련의 콘서트를 열었다.
1953년 쿼드가 Quad II 파워앰프를 개발하자 자신들의 스피커와 매칭해 ‘Live vs Recorded’(라이브 대 녹음)라는 타이틀로 시연을 가진 것이다.
현장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들려준 뒤 이것이 실연 소리인지, 아니면 스피커에서 나온 재생음인지 청중들에게 알아맞히도록 했다.
당시 하늘을 찔렀던 와피데일의 자신감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당시 동원됐던 스피커는 15인치 우퍼와 8인치 미드, 3인치 트위터를 단 코너형 3웨이 스피커였다.
참고로, 뒤에서 또 언급하겠지만 쿼드는 현재 와피데일과 함께 글로벌 오디오 기업 IAG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1958년 랭크 오가나이제이션(Rank Organization)에 매각된 와피데일은 1962년에 롤 서라운드(roll Surround)와
세라믹 마그넷(ceramic magnets)을 자체 개발했고,
1965년에 린톤(Linton), 1967년에 덴톤(Denton) 2웨이 북쉘프 스피커를 연이어 출시했다.
롤 서라운드를 처음 채택한 린톤은 1975년에 3웨이 버전인 Linton 3XP로 진화했으며,
덴톤은 와피데일 창립 80주년을 맞은 지난 2012년에 80주년 모델, 2017년에 85주년 모델이 나왔다.
1970년대 와피데일은 매해 80만개에 달하는 드라이버 유닛을 생산해야 했을 정도로 이 덴톤과 린톤은 세계적인 초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
1982년 마침내 지금까지 시리즈가 이어져 오고 있는 다이아몬드(Diamond)의 오리지널 스피커가 탄생했다.
내부용적 5리터의 컴팩트한 캐비닛에 19mm 소프트 돔 트위터,
120mm 폴리프로필렌 미드우퍼를 장착한 이 북쉘프 스피커는
당시 65파운드에 불과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빅 사운드’를 선보여 ‘가성비 스피커’로서 와피데일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지난 2017년에 나온 다이아몬드 11 시리즈(북쉘프 11.0, 11.1, 11.2, 센터 11 CC, 11 CS,
플로어스탠딩 11.3, 11.4, 11.5)는 이 오리지널 다이아몬드 스피커의 11세대 모델들로 여전히 탁월한 가성비를 자랑하고 있다.
참고로 Diamond 100 시리즈(2012년 출시)에 이어 2014년에 출시된 현행 Diamond 200 시리즈는 다이아몬드 11과는 별개 라인업으로 분류된다.
또한 지난해 출시된 이번 D300 시리즈와도 관련이 없다.
따라서 1982년 오리지널 다이아몬드의 직계는 자체 제작 케블라 콘 미드우퍼를 투입한 다이아몬드 8(2001년),
캐비닛 측면을 곡면으로 처리한 다이아몬드 9(2004년),
유닛 둘레에 알루미늄 링을 두른 다이아몬드 10(2009년)의 후계로 2017년에 등장한 다이아몬드 11 시리즈로 보는 것이 옳다.
그리고 이 다이아몬드 시리즈의 하위 라인업으로 새로 등장한 것이 바로 D300 시리즈다.
한편 와피데일은 1990년대 초에 주인이 또 바뀌었다.
랭크 오가나이제이션이 당시 쿼드와 리크(Leak)를 거느리고 있던 베리티 그룹(Verity Group)에 와피데일을 매각한 것이다.
이로써 와피데일과 쿼드는 1950년대 합동 실연 이후 다시 인연을 맺게 됐다.
1997년 와피데일이 중국에 본사를 둔 IAG(International Audio Group)에 다시 매각됐지만 IAG가 이후 쿼드를 비롯해 미션,
오디오랩, 엑코, 리크, 캐슬, 럭스먼 등을 매입하면서 와피데일과 쿼드는 또다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현재 와피데일 본사는 영국 헌팅던(Hungtindon. IAG UK 본부))에 있으며, 스피커 제작은 IAG의 중국 선천 공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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